2016. 12. 4.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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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기억] 전두환, 교도소 가는 길

http://v.media.daum.net/v/20161203044234121


21년 전 겨울,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을 달리며 취재하던 기자들에겐 잊을 수 없는 차량 번호가 있다. 1995년 12월 3일, 군 형법상 반란수괴 등의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전두환 전 대통령은 안양교도소로 향하는 검찰 승용차에 몸을 실어야 했다. 반발한 전두환은 2일 장세동 전 안기부장 등 측근들과 골목 성명을 발표한 후 고향 합천으로 내려가 버렸지만 수사팀의 추적 또한 만만치 않았다.


이 날은 아직도 기억난다. 중학교 때였을 것이다. 교회(안양 평촌, 집은 북수원)에 다녀오다가 교회 버스에서 내려 수원행 버스를 타기 위해 호계사거리 부근에 내렸을 때였다. (아직 777번 버스가 없었던 시절.. 원래 시외버스였다가 중간에는 한참 비싼 좌석버스였을 때도 있었고 90년대 후반에 지금같은 시내버스로 정착한 것으로 기억한다) 한성병원 위로 헬기 한대가 큰 소리를 내며 날아와 선회를 하더니 전경들이 안양교도소 앞을 두겹으로 에워쌌다. 길거리의 사람들은 불구경이라도 하러 가는듯 뛰어서 교도소 앞으로 향했고 나도 덩달아 뛰었다.


아침에 본 뉴스가 생각이 났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합천에서 붙잡혀 호송되고 있다고. 사람들이 많아 제대로는 보지는 못했지만 전두환을 사형시키라며 매우 평화적인 피켓팅을 하던 몇 분을 빼고는 별다른 불상사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는 어려서 잘 몰랐지만 당시 사람들은 정말로 김영삼이 전두환에게 호되게 보복할 것으로 생각했던 모양이었는지 정말 순순히 교도소 안으로 들여보내줬다. 경찰들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었는데. 그게 벌써 21년 전이고 그 다음 대통령들 중 세 분이나 이미 세상을 떴고 다른 한 분은 병으로 누워계시지만 그날 내가 교도소 앞에서 봤던 이분은 아직 정정하신 듯 하다.


이상 전두환 (정확히는 전두환이 탄 차) 본 썰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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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