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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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xjubier.free.fr/en/site_pages/solar_eclipses/TSE_2024_GoogleMapFull.html?Lat=43.05236&Lng=-76.56246&Elv=122.0&Zoom=7&LC=1

 

Mexico - USA - 2024 April 8 Total Solar Eclipse - Interactive Google Map - Xavier Jubier

 

xjubier.free.fr

조금 다른 장소

 

 

저번에 첨부했던 인터렉티브 맵을 참고하면, 장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뉴욕주 북부에서의 일식 진행 시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부분일식 시작: 오후 2시 8분

- 개기일식 시작: 오후 3시 21분

- 개기일식 끝: 오후 3시 24분

- 부분일식 끝: 오후 4시 34분

 

즉 부분일식 시작부터 끝까지는 두시간 반 정도, 그 가운데 개기일식은 약 3분이 안되는 시간동안 볼 수 있습니다. 숨을 참고 볼 수도 있는 아주 짧은 시간이라, 여러 제반 환경이 도와줘야 안정적인 관측이 가능할텐데 예를 들어 이 시간에 태양이 있는 위치에 구름이 끼거나, 비가 내리거나, 옆에서 산불이 나거나 갑자기 급ㄸ이... 이런 상황은 절대 안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는 장소인데, 뉴욕주를 확대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것처럼 버팔로와 로체스터, 그리고 주변 나이아가라 폴스와 오스웨고 근방이 최고의 명당 자리로 3분이 넘게 개기일식을 관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차량과 인파의 밀도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대도시 근방은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안전할 듯 싶습니다. 돈이 아주 많다면 온타리오 호에 배를 띄워놓고 관측하는 것이 가장 편하고 좋은 방법이겠으나 저는 배는 당연히 없고 크루즈 등은 당연히 모두 매진입니다.

 

몇 가지 후보군을 꾸려 보면

 

- 공원 (State Parks 또는 동네 공원, 장점: 넓고 관련 행사를 진행중인 경우가 많음, 단점: 교통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움)

- 모텔 주차장 (장점: 돈이 안들고 안전, 단점: 체크아웃하고 오후까지 기다려야 함)

- 마트 주차장 (월마트나 타겟 등, 장점: 돈이 안듦, 단점: 역시 교통상황 예측이 어렵고 처음 가는 동네는 치안도 걱정. 주차단속도 걱정)

- 그냥 고속도로 갓길 (장점: 돈이 안듦, 단점: 사고 위험, 경찰에게 제지당할 가능성)

- 그냥 국도변 (장점: 돈이 안듦, 단점: 고속도로보다 위험할 수도)

- 공동묘지 (장점: 주변에 나무나 언덕이 없고 잘 보임, 단점: 수상하게 보일수 있음, 묘지기에게 제지당할 가능성)

 

등등이 있는데 위에서부터 선호도가 높았다가 내려가는 후보군입니다. 일단은 구글맵에 위의 시설들을 모두 찍어놓고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면 좋은 스팟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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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24. 4. 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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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후기보다는 내가 하고싶은 얘기를 하고 싶어서.

 

영화속 파묘의 절차 하나 하나가 대부분의 관객들에게 낯설었겠지만, 특히나 낯설었던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바로 '탈관'을 하는 지방, 또는 집안의 사람들이다. 탈관은 말 그대로 염한 고인의 시신을 관에서 꺼내어 나무판만 새로 덮어서 묻고, 시신을 담아온 관은 장지에서 다른 물건들과 함께 태워버리는 장례 풍습이다.

 

https://m.dnews.co.kr/m_home/view.jsp?idxno=202208231325334630021#:~:text=%EC%A0%84%ED%86%B5%EC%A0%81%20%EC%9E%A5%EB%B2%95%EC%9D%B8%20'%EB%A7%A4%EC%9E%A5'%EC%9D%80,%EC%A2%85%EA%B5%90%ED%99%94%EB%8F%84%20%EA%B3%84%EC%86%8D%20%EC%A7%84%ED%96%89%EB%90%90%EB%8B%A4.

 

"요즘 누가 매장 하나요"...장례식 후 90%가 '화장' 선택

사진=프리드라이프[e대한경제=신보훈 기자]장례 문화의 변화가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장례 절차 간소화 등 인구구조와 사회 인식 변화로 매장은 줄고 화장은 60% 이상 늘어났다.

m.dnews.co.kr

 

요즘은 거의 화장을 하기 때문에 접할 기회가 별로 없지만 탈관 매장이 전체 우리나라 매장의 40%를 넘는다고 하니 적지 않은 비율인데 미디어에서 묘사되는 경우는 한 번도 못 봤다. 추측하기로는, 탈관이든 관장이든 하관 절차 자체가 방송에서 보기 드문데다, 시신의 형태가 드러나는 탈관은 더욱 방송에 적합한 그림이 아니기 때문으로 보인다.

 

꺼무위키를 보니 서양에는 거의 없고 중동에서 관 없이 묻는다고 하고 현대 우리나라에서는 경기도와 충청도에서 주로 행해진다고 하는데, 부활절 다다음날인 오늘 곰곰이 생각해 보니 관을 썼다면 예수님도 부활하기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영화 [파묘]로 돌아가 보면, '관을 열지 말라'는 의뢰인의 요청을 비롯, 기어이 관뚜껑을 열고 마는 중반부부터 '첩관'이 밝혀지는 이야기의 끝까지 관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므로 여기서 탈관을 했다가는 영화가 시작도 못했을 것이다.

 

여기서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 분위기를 잘 볼 수 있는 링크를 하나 첨부한다.

 

https://mlbpark.donga.com/mp/b.php?p=421&b=bullpen&id=202302030078095940&select=&query=&subselect=&subquery=&user=&site=donga.com&reply=&source=&pos=&sig=h6jTGf-gjhRRKfX2hfj9SY-Yhhlq

 

상조관련해서 ‘관’ 에 대한 몰랐던 사실.txt : MLBPARK

저는 어릴때 고인을 땅에 묻을따관 채로 묻는줄 알았음그런데 관은 말그대로 장례식장에서 화…

mlbpark.donga.com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본문 글이 단정적으로 '우리나라는 다 탈관이다'라고 시작하니 탈관이 생소한 유저들은 그게 대체 어느 나라 풍습이냐고 달려들다가 우측담장(최다 리플)까지 걸렸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엠팍은 사이트 특성상 자기 야구 응원팀을 프사로 걸고 커뮤질을 하는데 탈관은 다수 한화이글스 팬들과 소수 엘두쓱 팬들이 경험해본 반면 (kt위즈 화이팅) 기롯삼 팬들은 매우 생소해 한다. 즉 '경기도와 충청도에서는 탈관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야빠들이 자기 응원팀으로 증명해낸 장면.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24/2019052401878.html

 

北에선 지금도 집에서 장례… 수의 대신 양복·한복으로

北에선 지금도 집에서 장례 수의 대신 양복·한복으로 아무튼, 주말- 평양남자 태영호의 서울 탐구생활

www.chosun.com

 

조선일보에 실린 태영호의 글을 보면 북한도 관을 쓰긴 쓰는 것 같은데 탈관을 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토질 등 여러 환경적 요인이 있겠지만, 남/북부로 나뉘는 것도 아니고 한반도의 중앙부인 경기도와 충청도만 공유하는 풍습이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운데, 백제 문화권이라서 그렇다기엔 너무 오래전인데다 무령왕릉에도 관이 있었는데 이건 아닌것 같고, 탈관이 원래 한반도의 장례 문화이고 (중동과 공유하는 유목민 정서?) 관 문화가 중국에서 들어온 것이라기엔 한반도의 주변부가 아닌 중앙부에서만 예전 풍습을 지키는 것도 이상하다. 다만 21세기 한국의 장례 풍습은 탈관도 관장도 아닌 화장인데 이는 불과 수십 년만의 변화로, 이를 보면 탈관과 관장 풍습의 지역을 나누는 것도 지금 와서는 크게 의미가 없어 보인다. 수십년 후에는 또 전혀 다른 장례 문화를 가지게 될 수 도 있으니.

 

이상 [파묘] 후기같지 않은 그냥 내 할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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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24. 3. 3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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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8일에 북미 (멕시코, 미국, 캐나다) 지역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다음 개기일식은 2045년에야 다시 오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기다리고 있으신 분들이 많겠지요? 아래 지도에서 보다시피 인구 밀집 지역을 상당 부분 통과하지만, 뉴욕 주로 범위를 좁혀 보면 나이아가라 폴스부터 위쪽만 훑고 지나가기 때문에 사람들이 주로 모여 사는 뉴욕 시티 - 허드슨 밸리 거주자들은 적어도 네 시간은 이동해야 일식을 볼 수 있는 지역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일식이 지나가는 경로. 인터랙티브 맵.

출처: http://xjubier.free.fr/en/site_pages/solar_eclipses

 

Mexico - USA - 2024 April 8 Total Solar Eclipse - Interactive Google Map - Xavier Jubier

 

xjubier.free.fr

 

역시나 아마존에서는 이번 특수를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이런 아이템들을 팔고 있고

 

 T-모바일에서도 이번 화요일 T-모바일 튜즈데이 행사 때 탈착식 필터가 달린 선글라스를 나눠줬습니다....! 사실 까먹고 있다가 그 다음날 전화해보고 딱 두개 남았다는 말에 달려가서 받아왔어요.

 

핑거 레이크 쪽에 일단 숙소를 예약했는데, 언덕이나 나무가 주변에 없어 보이고 있더라도 일식 시작이 오후 3시 근방이라 일식 관측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입니다. 주변 State Park 처럼 탁트인 곳에서 보면 좋겠지만 좋은 곳은 그만큼 차량 홍수가 예상되고 산이 어디에 있고 나무가 어디에 있을지 사전답사 없이 가는건 불안해서 그냥 호텔 주차장에서 보던가, 근처 월마트 같은 곳을 찾아갈 생각입니다. 다만 날씨가 관건인데 이건 하늘에 맡겨야지요.

숙소 주변의 일식 정보. 위의 맵에 들어가면 확인 가능. 시간은 그리니치 표준시입니다.

 

 

그 밖에 다른 준비는 딱히 안하려고 합니다. 사진에 담고 인스타에 자랑하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3분도 안되는 시간 동안 눈에 담는 것이 더 오래 남을 것 같아서요. 부분일식도 아니고 개기일식인데, 천체 사진을 찍어본 것도 아니라, 카메라 만지다가 정작 일식 감상을 못한다면 그보다 더 아까운 일이 없을 테니까요.

 

그러면 15년전 디카로 찍었던 부분일식 사진을 끝으로 포스팅을 마칩니다.

 

2009년 한국에서 있었던 부분일식 사진

https://blog.naver.com/underheaven/14007901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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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23. 9. 1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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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 출처는 블라인드 이겠지만 그림은 https://theqoo.net/square/2934487915에서 퍼옴.

제목을 저렇게 쓰긴 했지만 각각의 영어 단어들에 대해 고찰해보자는 게 아니고, 이런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사실 정도만 달랐지 회사마다 그들의 언어가 있게 마련이다. 영어권도 마찬가지라서 미국 회사든 유럽 회사든 남아공 회사든 다를 것 없이, 자신의 회사 안에서만 통용되는 표현들을 외부 이메일에 써재끼면 못알아듣는 것은 당연하다. 가끔 회사 내부 이메일을 포워드해서 거기다가 자기 의견만 달아서 외부로 보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많은 경우 삽질의 시작 포인트라고 보면 된다 (물론 보통 사장이나 교수 등 윗사람들이 주로 이런다는게 함정).
 
외부의 언어를 본인 회사에 맞게 변환해서 이해하는게 쉽지는 않지만 외부 커뮤니케이션이 잦은 포지션이면 필수 소양인데 이게 한 번 안되는 사람은 가르쳐도 계속 안된다. 결국 원본은 자기만 읽고 이상하게 이해해서 엄한 사람들한테 개난리를 치게 되는데, 되도록 전화가 아닌 이메일을 주고받도록 하고 원본을 반드시 첨부해야 삽질을 최소화할 수 있다....지만 그 원본을 전달받은 이가 또 제멋대로 해석해서 토달기 시작하면 일이 산으로 가게 된다.
 
그런데 사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일이 산으로 가더라도 일에 되긴 되는데, 그렇더라도 안해도 되는 일에 시간과 돈을 소모하게 된다는게 문제이고, 잘못된 방향으로 틀어진 일을 나중에 수정하려면 더 큰 노력을 들이게 되기도 한다. 누군가가 교통정리를 안하면 낭비가 계속 늘어나는데 그걸 회사 차원에서 감내하느냐, 아니면 그만한 연봉을 주고 똑똑이를 채용해서 쓰느냐는 결국 윗선의 선택이다. 월급쟁이 입장에서 가장 좋은 것은 모두가 똑똑이라 이런 걱정을 안해도 되는 회사에 들어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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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에 답장 쓸 때는 항상 Reply All  (2) 2023.09.18
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23. 9. 1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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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일하는 직장인의 관점입니다. 국가나 회사, 부서에 따라 문화가 다를 수 있으니 자신의 업무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먼저라는 점을 염두하고 읽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회사에서 내/외부를 막론하고 이메일에 답장을 쓸 때 자꾸 cc를 빼는 사람들이 있다. 그 이유는 1) 귀찮아서 2) 실수로 3) 답장 내용을 모두에게 공개하기 싫어서 정도로 예상하는데 이유가 무엇이든 항상 Reply all을 눌러서 답장을 보내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사실, 보내는 사람이 갑인 위치에서는 1)과 2)의 이유라면 받는 사람이 알아서 다시 cc를 추가해서 보내면 된다. 그런데 3)의 이유는 좀 복잡한 경우가 종종 있다. 그 중 하나는 이전 이메일을 보낸 사람이나 회사 내부 사람들만 알아야 하는 기밀이나 대외비 답변 내용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인데, 이런 경우는 이메일을 받는 사람이 다시 답장을 할 때도 그대로 Reply all을 눌러 cc된 인물들이 지워진 상태로 보내는 것이 맞다. 이런 경우라도 차후에 민감한 내용을 제외한 정리 버전을 이전 이메일에 cc된 모든 이들에게 다시 한 번 메일로 보내주는 것이 좋다. 안그러면 cc에서 제외된 사람들은 대화 도중 단절된 깜깜이 상태가 되고, 또 다시 원글쓴이에게 이메일이 오고, 그러면 또 여러 버전의 이메일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이 되므로 삽질하기 딱 좋은 상태가 된다.

 

다른 경우는 여러 이유로 cc중 윗사람 등에게 내 답변을 보여 주기가 싫어서 빼버리는 경우인데, 대단히 안좋은 습관이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상당히 피곤하게 만들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어차피 회사에서 자신의 잘못이나 부족함을 숨겨봐야 언젠가 드러나게 마련이고, 다른 사람들도 내용을 함께 공유해야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고 같은 실수를 방지할 수 있는데 처음부터 개선의 가능성을 막아버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cc를 빼버리는 것을 넘어서 자기를 지지해 줄 만 한 이들로 교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최악이다. 원본 이메일은 하나인데 답변에 따라 여러 다른 타래가 사람에 따라 오가게 되는 환장할 상황이 벌어지는데 그걸 설명할 책임을 원본 이메일을 보낸 사람에게 떠넘기는 매우 좋지 못한 행동이다.

 

결론: 이메일 답장은 항상 Reply all. cc는 더하면 더했지 절대 빼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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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서 쓰는 용어들에 대한 고찰  (0) 2023.09.18
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23. 8. 13.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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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펜하이머 후기.

지구상에서 오직 미국만이 만들 수 있는 서사. 그렇기 때문에 미국만세로 흘러서 자칫 유치해질 수도 있고, 반대로 원자폭탄 투하의 참상에 더 집중해 너도 나도 피해자라는 망각적인 결론을 낼 수도 있었던 이야기지만 영화는 제목 그대로 오펜하이머 박사 개인의 삶의 궤적에 촛점을 맞춤으로써 역사적 사실을 평가하기보다는 시대가 영웅을 대하는 방식을 꼬집는데 집중한다. 때문에, 청문회 장면 비중이 높아 놀란 감독 전작들보단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리처드 주얼> 이나 <허드슨강의 기적> 과 비슷한 이야기의 흐름을 보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두 영화들에서 보았듯, 영웅 대접을 받아도 부족함이 없는 오펜하이머가 도리어 소련의 스파이로 몰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영웅을 영웅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냉전기 사회상에 관객들은 답답함을 느낀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기라성같은 유명 물리학자들과 정치인들이 실제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개개인의 서사를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유명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진심어린 충고를 건네는 모습, 리처드 파인만이 모임에서 봉고를 두드리거나 맨눈으로 핵실험을 지켜보는 기행, 스팀슨 장관이 자신의 신혼여행을 언급하며 교토를 투하 예정지에서 제외하는 모습 등은 큰 볼거리다. 말이 나온 김에, 본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트리니티 실험 장면을 좀더 현실감있게 감상하기 위해 선글래스를 가져갈 것을 추천한다. 꼭 실험 직전 현장 인원들이 착용할 때 같이 착용해야 한다. 왜 일본 만화나 애니에서 원폭을 버섯 구름이 아닌 섬광으로 표현하는지 알 수 있다.만화 맨발의 겐에서 원폭을 '삐까'라고 부르기도 했고.

단점을 꼽자면 상영시간이 긴 편이라는 점과 음악이 좀 오버액션하는 편이라는 점. 큰 소리에 민감하다면 관람이 힘들어질 장면들이 몇 있다.

그리고 대다수의 한국인 관객들이 우려하는 점은, 일본의 피해자 코스프레에 동참하는가인데, 동참....하려다가 선을 잘 지킨다. 작중 일본인 한명도 안 나오기도 하고. 앞서 말한 스팀슨 장관이 교토를 투하 예정지에서 빼는 장면을 살짝 희화화시키기도 했고.

그런데 대체 왜 쓸데없는 베드신으로 등급을 올려놓았는지 의문이다. 고등학생들도 좋아할 만 한 소재를 영화로 만들어 놓고 관객층을 줄여버렸다. 대가들의 작품세계란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리고 또 사족이지만, 촌스럽긴 하겠지만 사극처럼 등장인물들 나올때마다 누군지좀 알려줬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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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23. 6. 19.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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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나는 1989년작 인어공주는 물론 TV시리즈도 본 적이 없다. 영화 보기 전까지 인어공주가 원작처럼 마지막에 거품으로 사라질 줄 았았다. 주연인 핼리 베일리 (Halle Bailey)도 누군지 몰라서 처음 캐스팅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핼리 베리 (Halle Berry, 66년생)가 주연으로 노익장을 과시하는 모습을 기대했다...
 
1. 먼저 드는 생각은, 상영 시간이 너무 길다 (135분). 보통 저연령층 대상 작품은 90분 내외로 극장에 걸린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아쉬운 대목.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들도 힘들다고 느낄 만 한 긴 상영시간이다.
 
2. 그러면서도 긴 상영시간 내내 볼거리를 제공하거나 관객의 긴장감을 유지시키면 길다고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좀 아쉬웠던 점이, 대다수의 관객은 이미 다음 장면에 뭐가 나올지 알고 있는데도 늘어지는 전개가 많았다. 특히 바닷속 장면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제작비로 찍을 수 있어서인지 아리엘이 뭍에 올라가고 나서 마녀가 다시 등장하기 전까지의 장면이 너무 길어서 관객의 긴장감이 뚝 떨어진다. 아리엘에게 다리가 생겨서 기분이 좋고 신난건 백분 이해가 되지만, 관객들은 바닷속 장면이 더 매력적이지 않았을까.
 
3. 기술적인 우열은 잘 모르겠지만, 비슷한 시기에 나온 <아쿠아맨>이나 <아바타2 물의 길>과 비교했을 때 바닷속 풍경이 어두워 보이고 그래서인지 표현 수준도 떨어져 보인다. 앞의 두 작품보다 더 저연령층 대상이고, 코메디와 뮤지컬 영화 요소도 있는 작품이니 아쉬웠던 점. <아쿠아맨>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바다에서 올라와서 꽃을 음식으로 오해하고 먹는 장면이 둘 다 들어가 있다. 차이가 있다면 아쿠아맨은 메라가 꽃을 먼저 먹자 민망해하지 않게 자기도 따라서 먹었다는 점. 이쪽이 더 왕자님 같다. 1989년작 원작 애니를 안봐서 어느 쪽이 먼저인지는 알 수 없다.
 
4. 계속 아쉬운 점만 나열하고 있는데, 인어공주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Under the sea'의 실사 재현이 매우 훌륭했다. 등장하는 바다생물의 종류도 많고, 조개껍데기 연주같은 만화적 표현이 없어 더 세련됐다. 위에서 어두운 바닷속 분위기가 아쉽다고 했지만 이 노래 도중의 발광 해파리 장면은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다  (인어공주는 해파리에 쏘이지 않는 모양).
 
5. 아리엘의 단독 넘버 'Part of your world' 또한 줄거리에서 맡은 큰 역할만큼 잘 소화해냈다. 할리 베일리가 이 영화 주연을 맡기에 부족함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노래로 회복을 얻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신선한 연출. 다만 1990년 아카데미 주제가상에 빛나는 'Under the sea'가 있는 만큼 아무리 줄거리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더라도 인지도에서 밀리는 것은 흠.
 
6. 'Under the sea'의 연출에도 이상한 점이 있는데 이 노래는 세바스찬이 바닷속의 아름다움을 아리엘에게 다시 일깨워주려고 부르는 노래이기 때문에 1989년 애니에서는 아리엘이 중간에 플라운더의 귓속말을 닫고 어디론가 가버리고 마지막에 바다생물들이 아리엘의 빈 자리를 가리킨다. 그런데 이번 실사판의 아리엘은 중간부터 세바스찬 및 바다생물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즐기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갑자기 사라진다. 말 안하고 사라지는건 둘다 똑같지만, 후자가 더 극적인 연출이고 매사에 적극적인 아리엘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도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세바스찬을 기만하는 행동으로 볼 수 밖에. 뭐 내가 공주인데 어때 라면 할 말은 없지만. 다만 아리엘이 함께 'Under the sea'를 부르는 장면이 처음은 아니다. TV시리즈에서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덕후라면 다 알고있는 스퀘어에닉스의 게임 <킹덤하츠>에서도 소라와 함께 아리엘이 중간부터 노래를 함께 부른다. 아무래도 세바스찬 혼자 부르는 것보다 그림이 잘 뽑히기 때문에 실사판에서도 이렇게 연출한 듯 하다.
 
https://youtu.be/GC_mV1IpjWA

1989년작에서의 'Under the sea'

https://youtu.be/vDbw8Tst5n8

게임 킹덤하츠2에서의 'Under the sea'

https://youtu.be/Wbv_huklr5E

2023년 실사판의 'Under the sea'

8.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극중 에릭 왕자의 파이팅 넘치는 성격이다. 주연이지만 주연이라고 할 수 없는 등장인물이기에 그 서사가 자세히 그려지기는 힘든 한계가 있는데, 극중 묘사만으로도 무한한 열정을 가진 모험가임을 알 수 있다. 육지로 올라온 아리엘과 접점을 느낀 부분도 모험 이야기였고, 부하들이 불쌍할 정도로 계속해서 바다로 나간다. 우여곡절 끝에 바다의 왕을 장인으로 모시게 되었지만 그걸 이용해 육지 세상의 권력을 추구하는 모습은 전혀 없고 이번엔 함께 모험을 떠나는 것으로 이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니, 아리엘 혼자서 주장하기 부족했던,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이라는 이 작품의 주제의식을 강조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7. 캐스팅 논란 이야기를 짧게 하자면,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같은 시선으로 이 영화를 보면 될 것 같다. 연극에서는 최대한 분장 등으로 배우의 외모를 원작의 분위기와 맞추려고 노력하지만, 얼굴 생김새나 피부색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핼리 베일리가 디즈니 실사영화 단독 주연을 맡을 만큼 '클래스'가 있는 배우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그리고 영화라는 매체의 출발점이 연극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캐스팅 논란은 별 문제가 아니다.
 
8. 아리엘의 언니들의 묘사나, 마지막의 인어 주민들의 배웅 장면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인종 구성은, 전세계 인류보다는 미국 사회를 대변한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때문에, '인어공주는 이민자 서사'라는 트위터발 밈에도 백번 공감한다. 남의 나라에서 목소리를 잃고 말못하고 살아가는 이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물론 아리엘은 육지 세상에서도 리스닝에는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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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23. 6. 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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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산불이 발생하여 북미 동부 지역이 연무로 뒤덮였다. 뉴욕시와 허드슨 밸리 지역 에서는 2023년 6월 6일 오후부터 6월 8일 아침까지, 그 중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는 6월 7일 오후부터 밤까지 이르는 시간이었다.

필터가 아니에요

원래 북미 지역은 습지가 많고 비가 자주 내려 산불이 잘 발생하지 않고, 발생하더라도 큰 불로 발전하는 일이 드물다. 때문에 이번 일을 다들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캐나다에서만 400군데가 넘는 산불이 발생했다 하고 서부에서 동부로 산불이 이동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에 방화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어야 하지 않을까.

아래는 이 이색적인 사태를 기록하는 트위터 사진모음.

다행히 뉴욕 지역에서는 6월 8일을 기점으로 연무가 많이 완화되었고, 내일인 9일에 비 소식도 있기 때문에 공기 질이 많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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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23. 4. 1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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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v.daum.net/v/20230414050024210

국회 전원위 선거제 토론 나흘…與 박수 받은 野의원 발언은

국회 전원위원회가 13일 나흘간 진행한 선거제 토론을 마무리했다. 100명 의원이 저마다 대안을 쏟아낸 백가쟁명이 연출됐지만, 그만큼 이해관계가 엇갈려 합의 도출이 난망하다는 전망이 나온

v.daum.net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거제는 진퇴양난이다. 의원수를 늘이자니 여론의 반대에 부딪히고, 줄이자니 거대선거구 등 부작용이 속출한다. 비례대표, 중대선거구제 논의도 마찬가지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폭탄과 같아서 이럴바엔 차라리 그냥 두는게 최선처럼 보인다. 지역대표성의 퇴색도 심각한데 그렇다고 직능대표 기능을 제대로 하지도 못한다.

흥미로운 것은 지역별 선거제 차등을 두자는 의견이 다소 나왔다는 점이다. 의원정수를 유지하면서 중대선거구제의 거대선거구 문제를 완화해 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여야 셈법이 맞물려 있는 문제라 지역별 차등이 실제로 주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지역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하는 점은 또다른 도화선이 되기에 충분한, 어려운 쟁점이다. 구체적으로 중선거구 또는대선거구제를 '서울만', '6대 광역시만', 또는 '도시만' 적용하자는 의견인데, 여야 텃밭은 각자 차지하고 인구많은 곳에서 조금이라도 이득을 보고자 하는 꼼수에 가깝다. 더욱이 도농통합 30년이 되어가는 현재 도시와 농촌을 명확하게 가르는 기준은 사실상 없기 때문에, 실효성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사견을 좀더 달자면 국회의원 한명 잘못 뽑아도 잘 뽑힌 두세명이 커버를 할수 있도록 의원정수를 대폭 확대하여 400명 정도로 하고 증가분은 전부 지역구로 할당하되 소선거구제를 유지하여 지역대표성을 강화해야 한다.... 고 말하고 싶지만 지금 돌아가는 정세를 보면 무슨 기괴한 개정안이 나올지 걱정되는 상황이다. 그럴바엔 차라리 이대로 그냥 놔두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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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23. 3. 2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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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2일 (현지시간) 열린 2023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2022년작 '나발니'가 다큐멘터리 영화상을 수상했다. 나발니는 러시아의 야당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암살 미수 사건을 다룬 영화로, 이미 2022년 선댄스 영화제에도 출품, 관객상과 인기상을 수상한 바 있다.

 

Navalny (2022)

https://m.imdb.com/title/tt17041964/?ref_=nm_flmg_c_1_prd

 

Navalny (2022) - IMDb

Navalny: Directed by Daniel Roher. With Alexei Navalny, Yulia Navalnaya, Dasha Navalnaya, Zakhar Navalny. Follows the man who survived an assassination attempt by poisoning with a lethal nerve agent in August 2020. During his months-long recovery he makes

www.imdb.com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째 이어지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이번 수상의 의미는 작지 않다. 다만 이 포스트를 작성하는 이유는 따로 있는데 제작자 중 협력 프로듀서로 글로리아 합스부르크 (이하 글로리아)가 이름을 올렸기 때문.

produced by 
Diane Becker	...	producer (p.g.a.)
Shane Boris	...	producer (p.g.a.)
Mia M. Bruno	...	Impact Producer
Geralyn White Dreyfous	...	Social Impact Executive Producer
Amy Entelis	...	executive producer
David Fialkow	...	Social Impact Executive Producer
Nina Fialkow	...	Social Impact Executive Producer
Gloria Habsburg	...	associate producer
Alexandra Hannibal	...	supervising producer
Melanie Miller	...	producer (p.g.a.)
Maria Pevchikh	...	executive producer (as Mariya Pevchikh)
Odessa Rae	...	producer (p.g.a.)
Courtney Sexton	...	executive producer
Jim Swartz	...	Social Impact Executive Producer
Susan Swartz	...	Social Impact Executive Producer
Danielle Turkov	...	impact producer
출처:https://www.imdb.com/title/tt17041964/fullcredits/?ref_=tt_cl_sm

대학에서 국제관계를 전공한 글로리아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중동, 특히 팔레스타인 문제를 알려 왔고 2020년부터 영화 나발니의 협력 프로듀서로 일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

 

패션모델이나 자동차 레이서를 직업으로 택한 그의 언니, 오빠와 달리 글로리아는 다소 정치적으로 비칠 수도 있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아직 젊은 나이강백호랑 동갑이기 때문에 앞으로를 지켜보면 흥미로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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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