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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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KBO리그 우승 - kt 위즈

 

 크보리그의 10번째 심장 kt위즈가 2021년 10월 31일 타이브레이커 경기에서 1 대 0으로 승리하여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쥐다. 공동 1위 삼성 라이온즈는 선발 원태인 선수를 1주일 동안 아꼈던 데다가, 상대전적 우세로 대구 라이온스파크에서 경기가 열리고 6경기까지 벌여졌던 1위를 오랫동안 지켜오다 하락세를 탄 kt와 그 경기차를 줄이며 올라온 삼성의 분위기 차이를 보았을 때 kt가 여러 모로 불리했던 것은 사실. 특히 이강철 감독의 현란한 인터뷰 스킬에 힘입어 승차없는 1위였던 1주일 전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처참하게 패하며 한동안 2위로 내려앉았던 터라 kt의 승리를 점치기는 팬심을 가득 담고도 어려웠다. 삼성 구자욱이 헬멧 투척 퇴장 이후로 엄청난 파이팅을 보이며 팀을 이끌고 있는 장면과 대비되는 kt 선수들의 맥없는 경기력은 제발 큰 점수차만 안 나서 망신만 안 당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직도 1위. 다른 팀 뭐했어” 여유를 잃지 않은 이강철 감독 [오!쎈 대구]

http://osen.mt.co.kr/article/G1111678583

 

“아직도 1위. 다른 팀 뭐했어” 여유를 잃지 않은 이강철 감독 [오!쎈 대구]

[OSEN=대구, 손찬익 기자] 이강철 KT 감독은 삼성의 거센 추격 속에 승차 없이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의외로 여유를 잃지 않은 모습이었다.23일 대구 삼성전을

osen.mt.co.kr

긍정적인 요소가 없던 것은 아니었는데, 그 전날 SSG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모처럼 타선이 폭발했다는 점, 그리고 이번 타이브레이커는 사실 kt에게는 덤이나 다름 없던 것이 2020년까지의 규정대로라면 상대전적 우세로 삼성이 그대로 우승을 차지했을 상황이어서 부담없이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경기를 보면 삼성 선수들이 더 긴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투수전으로 흐른 경기 양상에서 알 수 있듯 양 팀 투수들 모두 엄청난 호투를 보여주었으나 수비 측면에서는 그 장성우가 박해민의 도루를 저지하고 박경수의 슈퍼세이브 등 좋은 수비는 kt 쪽에서 더 많이 나왔다. 이강철 감독이 타선이 폭발한 토요일 경기에서 삼성전에 약했던 고영표를 롱 릴리프로 등판시키며 불펜을 아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 (결과적으로는 쿠에바스가 너무 잘 던져줘서 타이브레이커 경기에서도 이대은 조현우 안영명 등 불펜 투수들이 나올 기회가 없었다).

 

이 경기의 MVP는 단연 선발투수 윌리암 쿠에바스. 수요일 NC와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에 선발로 등판하여 7이닝 108개의 공을 뿌리고 이틀 휴식 후 다시 7이닝 99개를 던져 두 경기 다 선발승을 거뒀는데 (재미있게도 두 경기 모두 투수들의 등판 순서가 같다. 쿠에바스-박시영-김재윤 순.) 기록된 실책은 양팀 한 개씩으로 같았고 둘 다 승부를 가를만 한 클러치 에러였으며 실제로 6회 오선진의 실책에서 승부가 갈렸음을 상기해 보면 7회 호잉의 포구실책으로 야기된 1사 3루, 2사 23루를 이겨낸 쿠에바스의 호투도 대단했지만 성공하면 투수가 찬사를 받고 실패하면 사령탑이 비난을 받는 현실을 볼 때 7회 말까지 쿠에바스에게 마운드를 맡긴 감독과 투수코치의 뚝심 또한 승리를 가져온 큰 요인 중의 하나였다. 큰 경기에 강해진 kt의 성장을 볼 수 있는 대목. 

 

이틀 쉰 쿠에바스 출격…이강철 감독 "제일 믿을 수 있는 카드"

https://newsis.com/view/?id=NISX20211031_0001633560 

 

이틀 쉰 쿠에바스 출격…이강철 감독 "제일 믿을 수 있는 카드"

[대구=뉴시스] 김주희 기자 = 물러설 곳이 없는 KT 위즈의 선택은 '이틀 휴식'한 윌리엄 쿠에바스다

www.newsis.com

이 팀을 오래전부터 응원한 팬이라면 9회말 송민섭이 마지막 플라이볼을 잡는 순간 눈물이 나지 않을 수가 없었을 텐데 불과 4년 전만 해도 한 달에 세 번 이기는 막장 경기력을 보여준 팀이 환골탈태하여 최종순위 기준 9 - 6 - 3으로 급상승하더니 정규시즌 1위에 오르는 기적을 이뤘기 때문이다. 작년 시즌 정규시즌 2위의 호성적을 냈으나 공격의 주축 로하스가 이적하고 FA 시장에서 역시나 지갑을 닫는 등 타팀에 비해 전력 상승 요인이 적었던 것도 있어서 시즌 전에는 별다른 기대감을 품지 않은 팬들이 많았다. 공격력보다는 내야 백업 유틸을 선호하는 구단 트레이드 방침도 계속 유지되었고 특히 올림픽 브레이크 직전 벌어진 코로나 음주파티 사건 때 리그 중단에 찬성 의견을 냈던 것이 밝혀져 과연 구단 고위층에서 우승을 바라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한 것도 한몫. 10월 초 발표한 방출 명단에 유원상과 이홍구가 포함된 것도 부정적 요소였는데 유원상은 FA 신청도 포기하고 팀이 좋아 남은 케이스였고 오태곤이 SSG에서 맹타를 휘두르는데 그 반대급부인 이홍구가 방출된 것은 트레이드 실패를 자인하는 꼴이었기 때문.

 

하지만 데스파이네 - 쿠에바스 - 고영표 - 배제성 - 소형준의 안정적인 선발진으로 SSG와 한화에게 절대 우세를 보이며 승수를 쌓고 타팀에게 5할 언저리 승부를 계속하면서 1위를 유지했고 8월 엄상백이 전역하여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 알몬테의 부상과 퇴출 후 호잉 영입으로 유한준의 수비부담 해소, 그리고 퐁당퐁당 투구로 팀의 큰 불안요소였던 쿠에바스가 후반기 각성하면서 조배장심강황 모두의 타격 침체에도 불구하고 연패를 길게 끌고가지 않을 수 있었다.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두 번 모두 패한 것은 분명한 위기였으나 이후 삼성 또한 5강 경쟁팀들에게 발목을 잡히며 연승을 이어가지 못했고 또다른 경쟁팀 LG 트윈스의 경기력 또한 장점인 투수력이 마무리부터 흔들리고 타선도 침체하며 치고 올라오지 못했다. 어찌되었든 하락세에도 1위 타이브레이커까지 상황을 가져온 것도 kt가 강팀이라는 증거.

 

관전 포인트들:

1회말 장성우의 도루저지. 삼진 후 도루저지라 아웃카운트 두 개가 올라가며 이닝종료. 박해민이 타이밍을 못 잡기도 했지만 시즌 중 처참했던 도루저지를 보여줬던 장성우가 해낸 것이라 오늘은 뭔가 되겠구나 느낌.

6회초 심우준의 땅볼, 1루 슬라이딩 후 상대 실책을 틈타 2루까지 진루. 슬라이딩 후 바로 일어나서 달리는 모습.

6회초 강백호의 적시타. 역시 천재 백호. 양팀 통틀어 유일한 타점. 덕아웃을 바라보며 세레머니.

6회초 끝나고 원태인의 자책하는 모습. 강백호와 만날 때마다 둘이 야구만화 찍는 원태인이 다음 번엔 이를 갈고 나올 거라 생각.

7회말 상기한 호잉의 외야 포구실책 후 쿠에바스의 위기극복. 대체 왜 1사 3루에서 1루를 안채우는지, 불안한 투수를 안 바꾸는지 답답했지만 내야 플라이 - 볼넷 - 삼진으로 이닝을 끝낸 후 환호하며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쿠에바스. 피렐라의 2루 도루는 더블스틸 위험 때문에 아깝지만 어쩔 수 없었던 걸로. 사실상 이번 경기의 하이라이트.

7회말 박경수가 구자욱의 안타성 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낸 후 모자를 집어던지며 포효.

8회말 박시영의 1사 후 투볼 상황에서 김재윤 등판. 그리고 무실점으로 막음. 아웃카운트 쪼개기 성공.

9회말 피렐라의 마지막 외야 플라이. 타구 질은 좋은 편이었으나 외야수 정면이었고 수비도 잘해줌. 경기 전체적으로 외야에 타구가 많이 가는 편이었는데 양팀 외야수들이 잘 잡아줬다.

마지막으로... 경기 끝나고 눈물 훔치는 선수들의 모습. 엠스플 허구연의 멘트 "특히 강백호 선수 올해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았습니까..." 모두가 울컥. 김주일 응원단장도 눈물 찡.

번외... 이정후 강백호 인스타에 댓글 "울보 축하해"

 

https://youtu.be/NZF37K0a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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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18. 7. 15.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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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볼로 카운트를 유리하게 잡고 변화구를 결정구로 던지는 지금 딱 kt에 필요한 투수의 모습이다. 3스트를 잡은 두 공 둘다 제구가 되는 변화구의 모습을 보여줬다. kt 투수들 긴장해야 할듯..







카메라웍 간지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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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18. 3. 2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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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는 3년 연속 개막전 승리에 콱뽕을 심하게 들이킨 팬들을 위한 포스팅 되시겠다. 물론 경기를 이겼으니 이런 기념 포스팅도 하는 것 아니겠는가. 일단 한번 보고 가자.





고졸 신인으로는 첫 번째, 전체 신인으로는 대졸 조경환에 이어 두 번째인 개막전 데뷔타석 홈런. 사실 개인적으로 강백호라는 이름값에 어울리려면 개막전 데뷔타석 '초구' 홈런을 바랬었는데 풀카운트까지 가자 '신인이 헥터 상대로 볼넷이라도 얻으면 다행이지' 하고 생각했는데 홈런을 터뜨리니 기절할 뻔 했다.


강백호 선수는 서울고 출신으로 중학교 때 전학으로 1차지명 대상에서 제외된 후 2017년 8월에 열린 KBO리그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전해 리그 최하위 kt위즈에 지명되어 이번 시즌부터 구단 소속 선수로 뛰고 있다.


눕동님도 커피님도 극찬


김기태 감독 "강백호, 첫 타석 홈런 축하.. 기특하더라"

http://star.mt.co.kr/stview.php?no=2018032510460736335



[현장 SNS] 김진욱 감독, 강백호 1호 홈런볼에 격려글

http://osen.mt.co.kr/article/G1110862659


강백호ㅜㅠ 진짜다 진짜가 나타났다.


그와는 별개로 오늘 경기를 평하자면, 헥터 노에시답지 않은 미성숙한 볼배합이 6회 대량실점을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좌우폭을 넓게 잡아준 심판의 성향을 파악한 타자들이 두번째 세번째 타석부터는 적극적으로 타격을 시작해서 코너쪽 공을 맞춰나간 반면 늘어나는 투구수를 의식한 헥터는 스트라이크를 꽂아넣겠다는 생각이 앞서 갈수록 맞추기 쉬운 공만 던져넣은 것이다. 그와는 반대로 피어밴드는 1회의 아슬아슬한 피칭을 바로 수정해 2회 부터는 커브를 섞어가며 타자들을 공략했던 점을 고려하면 선발투수끼리의 수싸움에서 헥터가 이미 한 번 지고 들어간 것이 아닐까 싶다. kt 타선에서도 홈런이 세 방 나오긴 했지만 전부 솔로홈런이라 영양가가 낮았기 때문에 피어밴드가 실점을 더 했더라면 이길 수가 없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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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16. 12. 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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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번은 이기는구나.....


[FA컵 결승] '유상훈 실축' 수원, 골키퍼 대결 승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600&key=20161203.99002163610


여기 (미 동부)시간으로 새벽 두시 반 쯤 끝나고 여운을 가라앉힌 후 포스팅중.


서정원 감독의 후반전 이상한.... 선수교체로.. 정확히는 수비 포메이션이 바뀌면서 공간을 많이 뚫어주더니 결국 역전을 허용. 더욱이 역전골을 넣은건 후반 교체투입된, 무명에 가까운 (물론 나도 오늘 처음들어봄) 윤승원 선수라서 만약 수원이 이 경기를 패했다면 용병술의 차이가 제대로 드러날 뻔 했다.


각팀 한명씩의 선수 (수원 이정수, 서울 다카하기) 가 퇴장당하면서 10명의 선수들이 모두 승부차기의 키커로 나섰고 한골도 막지못한 양팀 골키퍼들의 대결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었던 서울의 키퍼 유상훈 선수의 홈런실축과 이제까지 키커의 방향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양형모 선수의 골 성공으로 수원에 우승컵이, 주장 염기훈에게는 대회 MVP가 각각 주어졌다. 


승부차기 20번의 슈팅 중 포인트- 


1. 산토스의 재간둥이 슛, 이후 경고받음. 공 쪽으로 어슬렁 어슬렁 걸어가다 천천히 차넣어 골. 웬만한 기량의 선수들은 이런 장난치다가 실축하는 경우가 많은데 침착하게 성공.  첫번째 키커였으니 실패했으면 대역적이 될뻔. 해설자는 서울 관중석에다 대고 한 행동 때문에 경고를 받은 것 같다고 했는데 골 세레모니 때 웃옷을 반쯤 들어올리면서 속옷의 JESUS 뭐라는 문구를 보였는데 그것때문일지도.


2. 윤승원의 파넨카 킥...ㅋㅋㅋ 서울이 이겼으면 역전골 + 재치있는 승부차기 골로 제대로 영웅이 탄생할뻔 했다.


3. 염기훈 역시 주장답게 느릿느릿 노련한 골을 선보임. 왼발의 달인답게 당연히 왼발 사용.


4. 유난히 골대맞고 들어가는 골이 많이 나옴.... 철렁..... 특히 조원희...



암튼 간만에 수원뽕에 취해볼란다: 이번곡은 노브레인의 나의사랑 나의 수원 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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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16. 10. 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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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리뷰] '역전 또 재역전' 수원FC, 수원 삼성에 5-4 승...역사적 첫 승

http://sports.news.naver.com/kfootball/news/read.nhn?oid=413&aid=0000040295


빗속의 후반 난타전 끝에 한 경기 무려 9골이 터지며 수원 더비에서 수원 FC가 승리. 4-5 라는 이 점수는 본 경기 종료 시점 부산에서 벌어지던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득점과 같았으며 (NC 5 - 4 롯데 종료 시점 NC 11 - 6), 광주에서 kt 위즈와 기아 타이거즈는 당시 1 - 1로 비기고 있었고 (최종 kt 1 - 3 KIA) 넥센도 4 - 1로 한화를 제압했으니 종료 시점에서는 동시에 벌어진 프로야구 세 경기 모두 이 축구경기보다 득점이 같거나 적었다...ㅡ,.ㅡ  심지어 그 중 두 경기는 최종 점수도 이 수원 더비보다 적은 득점이 나옴... 여러모로 신기한 날이다.


재미있다고 올리는 포스팅이지만 창단때부터의 오랜 수원삼성 팬으로서 사견을 달자면 길다면 긴 20년 역사에서 구단에 부침이 없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케이리그 자체의 위기라고는 하지만 (유입팬이 적고 매니아층만 즐기고 뭐 그런 이야기) 전 세계를 둘러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굴러가는 리그 많다. 야구 축구가 동시에 열리는 미국 일본을 봐도 축구가 상대적으로 마이너이지만 수만명씩 잘만 들어찬다. 삼성그룹의 지원축소도 모기업(또는 지자체로부터의) 재정적 독립이라는 오랜 숙원에 한걸음씩 다가가는 계기가 된다면 나쁠 것도 없지 않을까 싶다.


[클래식 POINT] 염기훈의 ‘눈물’과 단장의 ‘약속’, ‘바닥’ 찍은 수원

http://interfootball.heraldcorp.com/news/articleView.html?idxno=136186


그렇다고 팬들의 이런 비판이 쓸데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뜨거운 마음으로 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많다는 이야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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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