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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4.28 만화 <하늘의 혈맥>과 작가 야스히코 요시카즈
2017. 4. 2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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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연구] 나는 왜 韓日 역사의 터부를 부수는가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262&aid=0000007455


기동전사 건담 디 오리진의 작가이자, 무지개빛 트로츠키, 왕도의 개 등 역사물을 그려온 야스히코 요시카즈(安彦良和·1947~) 선생의 최근작 하늘의 혈맥을 최근 접할 수 있었다. 내용을 풀어가기도 어렵고 반응도 껄끄러워서인지 일반적으로 일본 만화-애니메이션에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국에 대한 묘사는 거의 없는데 (예를 들어 고스트 바둑왕 같은 경우 - 바둑에서 한국을 빼고 이야기를 풀 수는 없으니) 무지개빛 트로츠키, 왕도의 개와 하늘의 혈맥에는 한국이 주 무대로 등장하고 한국인 캐릭터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것도 상당히 우호적으로 그려낸다. 특히 김옥균에 대한 시선에서, 젊은 선각자이자 동시에 친일 역적이었던 그를 바라보는 애증이 넘치는 한국인들의 시선과는 다르게 그를 무한칭송하는 면모를 보인다. 이는 당대는 물론이고 현대 일본인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라고 한다. 그외 전봉준이나 안중근도 그의 작품에서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그의 작품 전체가 변질된 아시아주의에 대한 비판이라는 일관된 주장을 하는 만큼 한국인 캐릭터들은 비판의 수단으로써 이용되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기사에서도 보듯 안중근에 대한 후한 평가는 그의 동양평화론 때문이지, 그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기 때문이 아니다.


세계사를 공부하다 보면 한국인의 눈으로는 어색하게 느껴지는 서술이 종종 있다. 노르망디 공작으로서 잉글랜드를 정복한 윌리엄 1세에게 정복왕이라는 칭호를 붙여준 영국의 이야기라던가, 네덜란드 해적의 침공을 받은 남미 에스파냐 식민지의 방어전을 독립전쟁처럼 묘사하는 현 남미 국가들 같은 경우 말이다. 윌리엄 1세는 단순한 외국 침략자가 아닌 현재 영국 왕가로 이어지는 핏줄의 조상이고, 남미 국가들에게 에스파냐 식민제국은 자국의 전신이기 때문인데 비슷한 역사가 없는 한국인의 정서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임나일본부에 대한 일본의 시각도 비슷하다. 개인적으로 하늘의 혈맥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진구 황후가 낳은 황자의 아버지를 광개토대왕으로 조작하자는 우치다 료헤이의 주장이 나왔던 면담 장면이었다. 비록 픽션이지만 천황가의 조상을 고대 한국의 군주로 조작하자니, 실제로 있지도 않았던 치욕의 역사를 스스로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단 말인가. 그러나 아직 서방에서 서로마가 멸망하기도 전에 일어난 일에 대해 백제, 가야를 넘어 고구려까지 자국의 역사로 어떻게든 편입하려는, 일본의 앞뒤 안가리는 치열함은 변질된 아시아주의로 나아갔고 이는 후일 일본 제국의 모토인 대동아공영권의 뿌리가 되었다. 임나일본부설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고대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는지 아닌지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어떤 논리로 이용되는가에 있었던 것이다. 작중 안에서 중국 혁명가 송교인 또한 주인공 아즈마 아키라에게 '당신의 역사 연구는 양날의 검'이 라며 우치다에게 휩쓸리지 말 것을 주문한다.


에가미 교수의 기마민족 일본정복설

http://chogabje.com/board/view.asp?C_IDX=3164&C_CC=AZ


작가는 한국인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는다. 앞에서 이야기했듯 일본 작가가 한국이나 한국인에 대해 묘사하는 것 자체가 껄끄러운 일인데 단점을 이야기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하늘의 혈맥에서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한국인은 두 명이다. 가상의 인물인 류두성과 실존인물인 안중근인데, 먼저 류두성은 택견으로 보이는 무술(작품 내에서는 중국 의화단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대사가 나온다)의 달인이며 조선을 일본같은 강국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우치다의 주장만 믿고 그를 따르다가 그의 실체를 알고 암살을 꾀한다. 안중근은 매우 호탕한 인물로 그려지는데 한국과 일본은 형제라는 아즈마에게 누가 형이고 누가 동생이냐고 끝까지 캐물어 당연히 한국이 형이라는 대답을 듣고야 만다. 그리고 한양 도성의 상황을 접한 주인공 내외의 대사를 통해 한국인들의 자존감은 무척 강하지만 그것이 독이 되고 있다는 표현을 한다. 작가는 류두성을 통해서는 현실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어리숙함을, 안중근 등의 모습에서는 과거에 사로잡힌 한국인들의 근거없는 자존감을 지적하고 있다.


껄끄러운 소재, 시대를 다룬 작품을 연속해서 선보이고 있는 작가이지만 이미 고령이기에 앞으로 이런 좋은 작품을 많이는 내놓을 수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개화기~일제강점기를 다룬 작품들은 보통 민족주의에 호소하거나 조선이 해준게 뭐냐 이런 쿨병을 내다가 망작이 되곤 한다. 만화든 영화든 드라마든, 역사를 제대로 관통하는 이런 작품들이 앞으로 계속 나와 주었으면 좋겠다. 마침 아나키스트 박열을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포스터부터가 뭔가 홍길동스러워서 우려가 되기는 하지만 유치한 거대담론을 내세우기보다는 박열이라는 인물을 제대로 그려주고 흥행도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화 <박열>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07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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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