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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3.08.13 영화 오펜하이머 (2023) 후기
2023. 8. 13.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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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펜하이머 후기.

지구상에서 오직 미국만이 만들 수 있는 서사. 그렇기 때문에 미국만세로 흘러서 자칫 유치해질 수도 있고, 반대로 원자폭탄 투하의 참상에 더 집중해 너도 나도 피해자라는 망각적인 결론을 낼 수도 있었던 이야기지만 영화는 제목 그대로 오펜하이머 박사 개인의 삶의 궤적에 촛점을 맞춤으로써 역사적 사실을 평가하기보다는 시대가 영웅을 대하는 방식을 꼬집는데 집중한다. 때문에, 청문회 장면 비중이 높아 놀란 감독 전작들보단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리처드 주얼> 이나 <허드슨강의 기적> 과 비슷한 이야기의 흐름을 보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두 영화들에서 보았듯, 영웅 대접을 받아도 부족함이 없는 오펜하이머가 도리어 소련의 스파이로 몰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영웅을 영웅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냉전기 사회상에 관객들은 답답함을 느낀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기라성같은 유명 물리학자들과 정치인들이 실제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개개인의 서사를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유명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진심어린 충고를 건네는 모습, 리처드 파인만이 모임에서 봉고를 두드리거나 맨눈으로 핵실험을 지켜보는 기행, 스팀슨 장관이 자신의 신혼여행을 언급하며 교토를 투하 예정지에서 제외하는 모습 등은 큰 볼거리다. 말이 나온 김에, 본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트리니티 실험 장면을 좀더 현실감있게 감상하기 위해 선글래스를 가져갈 것을 추천한다. 꼭 실험 직전 현장 인원들이 착용할 때 같이 착용해야 한다. 왜 일본 만화나 애니에서 원폭을 버섯 구름이 아닌 섬광으로 표현하는지 알 수 있다.만화 맨발의 겐에서 원폭을 '삐까'라고 부르기도 했고.

단점을 꼽자면 상영시간이 긴 편이라는 점과 음악이 좀 오버액션하는 편이라는 점. 큰 소리에 민감하다면 관람이 힘들어질 장면들이 몇 있다.

그리고 대다수의 한국인 관객들이 우려하는 점은, 일본의 피해자 코스프레에 동참하는가인데, 동참....하려다가 선을 잘 지킨다. 작중 일본인 한명도 안 나오기도 하고. 앞서 말한 스팀슨 장관이 교토를 투하 예정지에서 빼는 장면을 살짝 희화화시키기도 했고.

그런데 대체 왜 쓸데없는 베드신으로 등급을 올려놓았는지 의문이다. 고등학생들도 좋아할 만 한 소재를 영화로 만들어 놓고 관객층을 줄여버렸다. 대가들의 작품세계란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리고 또 사족이지만, 촌스럽긴 하겠지만 사극처럼 등장인물들 나올때마다 누군지좀 알려줬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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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