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1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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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에서 이야기하는 화장실 훈련은 새끼고양이에게 실수 없이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가르치는 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의미의 배변훈련 방법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참조하면 됨.


고양이 배변훈련(스압)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animal&no=36188



일단 백문이 불여일견(제목이 압박스럽긴 하지만.....!!! 그것보다 고양이 소변 주의... 집사가 아닌사람에게는 혐일수도있으니 링크로 대체). 변기 훈련이 거의 끝나서 고양이가 사람 변기를 이용하는 동영상이다.


Honey, our cat completed toilet training! 

https://www.youtube.com/watch?v=W1E-waWGsCE




고양이에게 사람이 쓰는 변기를 쓰도록 훈련시키는 키트가 몇 종류 시중에 나와 있다. 위의 링크에서도 소개하고 있는데, 집안의 사막화를 방지하고 모래값을 아끼고 사람의 수고를 덜고.....etc 등의 장점을 소개하고 있다. 


CitiKitty "As Seen on Shark Tank" Cat Toilet Training Kit

https://www.amazon.com/dp/B000F1OS20/ref=psdc_2975299011_t1_B0014N70QO


Litter Kwitter Toilet Training System


[꽃보다고양이] 리터키터 고양이 화장실 (3단계 배변훈련 시스템) - 고양이변기훈련, 고양이훈련용키트 (무료배송)

방법은 간단함. 우선 배변 습관이 완전히 각인되기 전인 생후 2~3개월 이내에 시작하는 것이 적당하고, 가운데 구멍의 크기에 따라 세 단계 정도의 키트가 있는데 처음에는 변기 위에 구멍없이 모래를 채웠다가 가운데 작은 구멍이 있는 키트, 좀 더 큰 구멍..... 이런 식으로 훈련을 진행하고 마지막에는 모래가 없이 구멍만 뻥 뚫린 (위 동영상에 나와 있는 상태) 덮개를 씌워 모래의 필요성을 아예 없애게끔 한다.

위 동영상은 우리 '오서방'의 훈련이 끝난 모습인데, 훈련 시작 후 1년 정도 지난 시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훈련은 실패했는데 가장 큰 까닭은 내가 반대해서 였지만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 모래를 들여놓기까지 우리가 직면했던 문제는 다음과 같음.

- 새로운 귀찮음이 찾아온다. 이녀석, 물은 못내린다. 다만 동영상에서 보이듯이 덮개를 박박 긁고 물 손잡이를 달랑달랑 건드릴 뿐이다. 모래 화장실이라면 밤에  용변을 보더라도 우리가 자다가 일어날 일은 없는데 이렇게 소음을 발생시키면 (끝까지 반응 안하고 그냥 자면 지쳐서 그만두긴 함) 일어나서 물을 내려줄 수밖에 없었다.

- 집이 크지가 않아 화장실은 한 개 뿐이므로..... 사람이 이용중이면 고양이도 이용 불가. 물론 반대의 경우도 발생한다.

- 가끔 까먹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루 병원신세를 진 적이 있는데 이런 경우 높은 확률로 훈련 진행이 퇴행한다고 한다. 자신이 본능적으로 익숙한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이다. 문제는 그 대안이 보통 '침대' 라는 것......ㅡㅡ 엄청난 똥테러에 직면했다. 위의 경우처럼 사람이 이용중이거나 화장실 문이 닫혀 있는 경우에도 똥테러의 가능성이 급상승한다.

 내가 처음부터 반대한 가장 큰 이유는, 자연스럽지 않다는 점이다. 훈련이 진행되어도 부자연스러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사람이 보기에야 모래로 덮으나 물속에 빠지나 냄새가 안 나니 마찬가지 상태인데 고양이에게는 아닌가보다. 모래가 없어서 바닥을 박박 긁고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부자연스러웠다. 물을 내리지 못해 손잡이를 계속해서 치는 모습도, 용변의 전체 과정을 스스로 마무리하지 못해 안절부절하는 모습으로 보여졌다. 다른 고양이 개체라면 다른 모습을 보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우리 오서방은 1년 가까이나 이런 모습을 보였고 다른 블로그 등을 검색해 보아도 훈련 기간을 늘리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고 엄청난 인내와 이불빨래와의 전쟁이 수반된다..... 고 한다.

 결국 원래의 모래 화장실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후 1년만에 리터 박스를 꺼내 역시 1년만에 구입한 캣 리터 모래를 부어 놓으니...... 이녀석 정말 천국에라도 온 듯이 모래 위에서 뒹굴며 좋아했다ㅠㅜ 덩치는 그동안 거의 두배는 자라서 리터 박스가 작아 보였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은 듯 했다. 고생한 훈련 키트는 잘 씻어서 다시 박스 안으로 들어갔고 우리의 1년간의 실험은 이렇게 끝이 났으며 똥테러도 더이상 발생하지 않았다는 슬픈 이야기이다......

 요약: 고양이 변기 훈련 키트 싫어합니다. 미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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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16. 12. 1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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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개월 전에 네이버에 포스트했던 내용을 재업한다. 컴삽질 카테고리에 제격이라.....

원본 포스트는: http://blog.naver.com/underheaven/220519763376

Windows10을 설치한 후 예상치 못하게 화면 깜빡임 문제가 있어서 초반에 애를 먹었는데, 화면이 갑자기 검게 변하며 다시 돌아온 후에도 몇초간 키보드와 마우스가 먹통이 되는 것이다. 윈7부터 있어 온 고질적인 '관리자 모드' 타령인가 했더니 그건 아니었고 검색해보니 오류 보고 보냄 기능 때문이라고 하는데 사실 오류가 생기는걸 막는게 아니라서 근본적인 해결은 아닌것 같은데 해결이 되긴 되었다. 방법은 (영문 윈도우 기준)


윈도우키 누르고 msconfig 타이핑  -> System Configuration  열림 -> Services 탭으로 들어가서 


Problem reports and solutions control panel support


Windows error reporting service


이 두 개를 체크 해제해주고 확인 또는 적용 누른 후 재부팅하면 더 이상 깜빡임 현상은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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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16. 12. 1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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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의 전설 보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


'푸른 바다의 전설' 정유미, 조정석 첫사랑으로 등장… 오열하며 안방극장에 눈물 홍수

http://sports.hankooki.com/lpage/entv/201612/sp20161209091914136670.htm


출처: http://sports.hankooki.com/lpage/entv/201612/sp20161209091914136670.htm



어라? 연희가 나오네 하고 봤더니 내가 생각했던 그 정유미가 아니고 다른 정유미였다.


나이순으로


빠른83년생 정유미 (윰블리 정유미) = 내깡패같은연인, 부산행 등에 나옴


빠른84년생 정유미 (홍세나 정유미) = 옥탑방왕세자, 육룡이나르샤 그리고 이번에 푸른바다의전설에 까메오 출연



난 여태까지 육룡이 나르샤에 나왔던 연희가 윰블리 정유미인줄 알고 있었던 것이다....ㅡㅡ 그래서 푸른바다에 까메오로 나온 정유미도 윰블리 정유미인줄... 사실은 연희도 푸른바다도 홍세나 정유미였다. 아 순간 머리속이 대혼란.. 여자 머리만 바꾸면 (물론 남자도... 신비한 동물사전 끝까지 보고도 주인공이 레미즈 마리우스인줄 모름;;; 사실 머리도 비슷한데) 못알아먹는 심각한 안면인식장애라 그런가보다..


그러고보니 둘 얼굴 다시 보니 별로 안닮았다. 그런데 왜 여태 헷갈린걸까 진짜 이름때문인가, 이름을 몰랐다면 헷갈리지 않았을까? 사람심리라는게 참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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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16. 12. 1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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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컴삽질이라면 삽질이려나..


네이버 블로그를 한참 쓰다가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는 두 가지다. 1. 구글 등 외부 검색엔진 노출 2. 구글 애드센스 광고 달기. 1번 이유는 만족하지만 2번 이유는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1. subdomain 추가 불가

 


 - top level domain이 아니면 승인 신청조차 불가. 검색을 해 보니 몇 년 전에도 신청이 되었다 안되었다 했다는데, 게다가 한국내 ip가 아니면 그 때도 신청이 불가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이해가 가는 이야기이긴 하다. 한국어 블로그에 붙는 광고는 주로 한국의 광고주들이 돈을 낼테고 미국 기업인 구글이 굳이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데 나같이 미국에 사는 (=미국 정부에 세금을 내는) 사람한테 한국에서 벌어들인 광고비가 흘러가면 안될테니까 말이다. 한국에 있으면서 오류 때문에 신청이 불가하다면 ip우회 등 해결법을 시도해 볼 법도 한데, 이런 까닭이라면 그런걸 해보기보단 (사실 해봤는데 안됨..ㅋ) 차후 한국 방문 때까지 신청을 미뤄야 할 것 같다. top level domain이야 요새 워낙 껌값?이라고는 하지만 일단 될 지 안될지 모르는 일은 접기로ㅎ


구글 애드센스 하위도메인(Subdomain) 문제 해결 방법

http://worldallthing.tistory.com/28



2. account host문제 


 - 때문에 다시 google의 blogger서비스로 다시 갈아탈 것을 고려하였는데, 여기에서는 다시 host 문제가 걸렸다. 




내 애드센스 계정이 이미 YouTube를 호스트로 만들어졌고 이용중이기 때문에 같은 호스트 파트너인 구글 블로거는 한 개의 계정으로 승인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마인드가 전무한 내 머리로는 이게 왜 안되게 해놨는지 모르겠지만 구글이 그러라고 하면 따를 수밖에. 포럼 등을 돌아보면 해결 방안으로는 1) 유튜브 파트너 애드센스 계정을 없애고 구글 블로거를 호스트 파트너로 계정 다시 만들기. 2) 다른 계정으로 블로그 개설 후 애드센스에 초대 등이 있었는데 1)번 방법은 이번에는 유튜브를 포기해야 하고 2)번 방법은 시도는 안해봤지만 정석은 아니라, 이렇게까지 불편한 구글 블로거를 써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배가 불러서 그런가....ㅋㅋ


How to connect YouTube AdSense account with blogspot blog

http://www.assamtechtricks.com/2013/05/connect-blogspot-blog-with-youtube-adsense.html




결론: 이렇게 된 이상 유튜브밖에 없다.... 지만 아무래도 블로그로 돈벌기는 당분간 포기하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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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16. 12. 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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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그 전해 가을에 한반도 남부를 강타한 태풍 매미의 피해가 거의 복구되어가던 2004년 초, 일병 때였다. 부대는 진해. 저녁과업 시간.


본부대장: 대통령이 내일 해군 사관학교 졸업식에 온다. 그러므로 (군필자라면 여기서 다들 예상하듯이) 우리는 부대 환경미화를 실시한다.


진해 기지 구조를 아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을 왔다 가는데 우리 부대앞을 지나간다는 것은 서울에서 부산 가는데 목포 들렀다 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여기를 지나갈리가 없다. 근데 지나갈 지도 모르니 부대 환경미화를 실시한다는데..... 그 내용이 '잡목제거'였다..... 어떤 언덕배기에 몇분 걸어서 도착했는데 이게 우리 부대 땅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다.


보아하니 부러진 나무들이 이리저리 넘어져 있는게 작년에 태풍 불어닥친 이후로 손도 안댄 상태다. 우리 부대장이 끗발이 없는지 괜히 우리가 불려나온 듯 했다. 아니면 뭐라도 하는 시늉을 하기 위해서이거나. 암튼 우리 부대 100여명의 장병들에 트럭 한 대까지 동원되어 잡목(이 아닌 사실은 통나무)들을 치웠고 작업은 캄캄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거의 점호시간까지 작업을 했는데 끝나고 보니 상태가 하나도 변한게 없어보였다. 우리가 일을 못해서 그런건지 사실은 깨끗이 치웠는데 어두워서 안보이는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 다음날 아침 노무현 대통령은 탄핵을 당했다. 당시에 부대 안에는 대통령이 해군사관학교 문앞까지 당도했으나 탄핵안 가결로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알려져 많은 이들을 허탈하게 만들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고 나중에 뉴스를 보니 참석은 했고 이것이 직무정지 전 마지막 공식 일정이었다. 전날 우리가 밤늦게까지 치웠던 그 언덕배기 앞 길은 당연히 지나가지 않았다.


[김재은기자] 해사 졸업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

http://www.chosun.com/premium/news/200403/2004031500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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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16. 12. 5.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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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블랙 프라이데이 전날, 이벤트 시작일 그러니까 추수감사절 저녁의 모습이다. 역시나 사람은 많고 입구에 쌓여있던 핫딜 부터 동이 나기 시작했다. 6시가 되기 전에 들어갔음에도 전날 봐놨던 2달러인가 3달러짜리 베개는 이미 흔적도 없었다.... 이전 포스트에서 이야기했던, 계산 줄에 기다리면서 주워먹은 이벤트 상품이 바로 이거였다. 이건 나오면서 봤는데 카트에 이 베개를 10개넘게 가득 싣고가는 사람도 봤다. 잠깐 봐도 식구가 많아보이기도 하고 싼건 금방 꺼지기도 하니까 쌓아놓고 쓰려는듯 하니 이해해 주기로.


이런 모습들을 보니 가족과 함께 지내야 하는 땡스기빙이 너무 세속적이 되었다고 혀를 차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이해가 되지만 미국은 한국보다 더 빠르게 전통적인 가족상이 해체되고 있는게 현실이라.....


 



그건 그렇고 바로 이 아저씨다. 별로 유명 브랜드 TV도 아니어서 되팔기도 애매할 것 같은데 40인치 TV를 6대나 사갔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대당 200달러 정도 한듯. 삼성, 엘지같은 고급브랜드의 40~ 50인치 평범한 TV는 300달러 정도로, 가격이 한해 한해 무섭게 떨어지고 있다. 4K, UHD TV같은게 잔뜩 나와주니 재고처리 상품들이 싼가격으로 많이 풀리는 것 같다. 소비자들은 행복할 뿐. 월마트에 들어가게 전에 들렀던 베스트바이에서도 똑같은 TV 세 대를 사가는 사람을 보았는데 뭐하러 이렇게들 많이 사가는지 아직은 모르겠다. 되팔 것이 아니라면 멀티모니터로 쓰려는건가.... 아니면 집에 방마다 똑같은 브랜드로 깔맞춤이라도 하고싶은건가...?


그다음날 아침(블랙 프라이데이 당일) 계획했던 대로 아침 6시부터 정오까지만 주는 20% 쿠폰을 받으러 베드배스& 비욘드 (Bed Bath and Beyond) 로 고고씽. 전날에 미리 사려던 필립스 전기면도기 모델(Norelco 7500) 과 인터넷 가격을 확인.




도착하니 7시 반쯤. 출근ㅜㅠ까지는 시간이 꽤 남아서 다행이다. 사람은 별로 없고 한산하다. 쿠폰 획득은 당연히 성공.




가격표를 보니 미리 쿠폰가격을 적용해서 붙여놓고 구매심리를 자극중. 옆에 더 좋은 Norelco 9500이 몇만원 안되는 가격차이로 유혹하고 있었지만..... 굴하지 않고 계획했던 대로 싼놈을 집어들었다. 뭐 별차이 없겠지. 한국에서 이보다 한참전 모델 (잘은 모르겠는데 3000시리즈?)이 10년 전쯤에 17만원 정도였던걸 생각하면 정말 싼 가격이다. 물론 한국은 A/S도 공짜고 이러니 직접비교는 좀 그르타.. 면도기가 안돌아가길래 용산 전자랜드까지 힘들게 가서 고쳤는데 찾으러 간 날 얼마에요? 하니까 공짜라고 해서 심하게 감동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암튼 이걸 집어들고 다른 상품들도 슬슬 구경했는데.....



침대용 전기매트. 가격은 아래에.. 

얼마전에 한국산 거실용 전기매트(한일의료기!!) 300달러주고 사서 이건 패스


 

여름 이불..... 괜찮아보였는데 암튼 이것도 패스.. 로봇청소기도 패스. 지곤조기.....


올해의 득템.jpg



결국 내물건만 득템하고 무사히 빠져나왔다. 물론 면도기는 대만족. 이상 미국와서 6년만에 첨 해본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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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16. 12. 4.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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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기억] 전두환, 교도소 가는 길

http://v.media.daum.net/v/20161203044234121


21년 전 겨울,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을 달리며 취재하던 기자들에겐 잊을 수 없는 차량 번호가 있다. 1995년 12월 3일, 군 형법상 반란수괴 등의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전두환 전 대통령은 안양교도소로 향하는 검찰 승용차에 몸을 실어야 했다. 반발한 전두환은 2일 장세동 전 안기부장 등 측근들과 골목 성명을 발표한 후 고향 합천으로 내려가 버렸지만 수사팀의 추적 또한 만만치 않았다.


이 날은 아직도 기억난다. 중학교 때였을 것이다. 교회(안양 평촌, 집은 북수원)에 다녀오다가 교회 버스에서 내려 수원행 버스를 타기 위해 호계사거리 부근에 내렸을 때였다. (아직 777번 버스가 없었던 시절.. 원래 시외버스였다가 중간에는 한참 비싼 좌석버스였을 때도 있었고 90년대 후반에 지금같은 시내버스로 정착한 것으로 기억한다) 한성병원 위로 헬기 한대가 큰 소리를 내며 날아와 선회를 하더니 전경들이 안양교도소 앞을 두겹으로 에워쌌다. 길거리의 사람들은 불구경이라도 하러 가는듯 뛰어서 교도소 앞으로 향했고 나도 덩달아 뛰었다.


아침에 본 뉴스가 생각이 났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합천에서 붙잡혀 호송되고 있다고. 사람들이 많아 제대로는 보지는 못했지만 전두환을 사형시키라며 매우 평화적인 피켓팅을 하던 몇 분을 빼고는 별다른 불상사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는 어려서 잘 몰랐지만 당시 사람들은 정말로 김영삼이 전두환에게 호되게 보복할 것으로 생각했던 모양이었는지 정말 순순히 교도소 안으로 들여보내줬다. 경찰들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었는데. 그게 벌써 21년 전이고 그 다음 대통령들 중 세 분이나 이미 세상을 떴고 다른 한 분은 병으로 누워계시지만 그날 내가 교도소 앞에서 봤던 이분은 아직 정정하신 듯 하다.


이상 전두환 (정확히는 전두환이 탄 차) 본 썰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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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16. 12. 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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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번은 이기는구나.....


[FA컵 결승] '유상훈 실축' 수원, 골키퍼 대결 승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600&key=20161203.99002163610


여기 (미 동부)시간으로 새벽 두시 반 쯤 끝나고 여운을 가라앉힌 후 포스팅중.


서정원 감독의 후반전 이상한.... 선수교체로.. 정확히는 수비 포메이션이 바뀌면서 공간을 많이 뚫어주더니 결국 역전을 허용. 더욱이 역전골을 넣은건 후반 교체투입된, 무명에 가까운 (물론 나도 오늘 처음들어봄) 윤승원 선수라서 만약 수원이 이 경기를 패했다면 용병술의 차이가 제대로 드러날 뻔 했다.


각팀 한명씩의 선수 (수원 이정수, 서울 다카하기) 가 퇴장당하면서 10명의 선수들이 모두 승부차기의 키커로 나섰고 한골도 막지못한 양팀 골키퍼들의 대결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었던 서울의 키퍼 유상훈 선수의 홈런실축과 이제까지 키커의 방향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양형모 선수의 골 성공으로 수원에 우승컵이, 주장 염기훈에게는 대회 MVP가 각각 주어졌다. 


승부차기 20번의 슈팅 중 포인트- 


1. 산토스의 재간둥이 슛, 이후 경고받음. 공 쪽으로 어슬렁 어슬렁 걸어가다 천천히 차넣어 골. 웬만한 기량의 선수들은 이런 장난치다가 실축하는 경우가 많은데 침착하게 성공.  첫번째 키커였으니 실패했으면 대역적이 될뻔. 해설자는 서울 관중석에다 대고 한 행동 때문에 경고를 받은 것 같다고 했는데 골 세레모니 때 웃옷을 반쯤 들어올리면서 속옷의 JESUS 뭐라는 문구를 보였는데 그것때문일지도.


2. 윤승원의 파넨카 킥...ㅋㅋㅋ 서울이 이겼으면 역전골 + 재치있는 승부차기 골로 제대로 영웅이 탄생할뻔 했다.


3. 염기훈 역시 주장답게 느릿느릿 노련한 골을 선보임. 왼발의 달인답게 당연히 왼발 사용.


4. 유난히 골대맞고 들어가는 골이 많이 나옴.... 철렁..... 특히 조원희...



암튼 간만에 수원뽕에 취해볼란다: 이번곡은 노브레인의 나의사랑 나의 수원 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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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16. 11. 2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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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하면 주로 비싼 전자제품이나 옷가지를 싸게 사러 백화점 등에 문을 열자마자 뛰어들어가는 광경을 미디어를 통해 보아 왔다. 때문에 미국에 온 이후로 그동안 블랙 프라이데이에는 전자제품 체인인 베스트 바이(Best Buy) 나 메이시스(Macy's) 백화점 등에 방문하거나 상품 제조사의 온라인 할인 행사 등으로 원하던 물건을 싸게 살 수 있었다.


반면 월마트는 원체 싼 물건으로 가득 찬데다 동네 슈퍼마켓 가듯이 가던 곳이라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뭐가 다른게 있을 것이라 생각을 안했는데, 지나가다 보니 개장에 맞춰 들어오려는 사람들을 위한 대기용 펜스를 설치하고 있었다. 이런 날 쇼핑하러 월마트를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하고 들어가 보았는데, 선입견과 다르게 올해 처음 가본 월마트의 블랙 프라이데이(전야)는 물론 그다지 고급진 모습은 없지만 과연 미국 최대 유통업체다운 그야말로 월마트에 딱 맞는 노련하고 여유있는 마케팅을 자랑하고 있었다.


블랙 프라이데이 전용 상품은 아래와 같이 따로 포장되어 복도에 쌓여 있다. 이벤트 상품이므로 블랙 프라이데이 전날 오후 6시 이전에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종이가 붙어 있다. 본사에서 파레트 위에 선반 째로 포장하여 배포하고 진열하는 천조국 마트의 위엄. 아래 사진들은 수요일, 그러니까 전전날 찍은 것이므로 아직 물건들을 살 수는 없었다.


개장 시간은 전날 6시이다. 베스트바이는 5시.


사진에는 안나왔지만 전자제품 중엔 VR 헤드셋과 드론이 핵심인듯. 복합기, 프린터와 USB메모리는 평소에도 워낙 싼 물건들이라.....


이녀석은 평소 가격이 69 정도였던 것 같다. 사실 이런게 진짜다.


충동구매하기 딱 좋게 이런 것들은 만원 이하다.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싶다면 이런 상품들만 카트에 담고 계산하고 나와야겠지만 그러지 못하도록 월마트는 곳곳에 위의 이벤트 상품 박스들로 길을 막아 동선을 외길에 가깝게 꼬아 놓았다. 미끼를 문 나같은 호갱들은 결국 이것저것 집어들어 카트를 채우고 만다. 하지만 계산하러 가는 길도 길어서 줄서서 기다리는 동안 자신을 돌아보는.....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생각없이 집어든 물건과 작별인사를 나눌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 나도 계산대 바로 앞에서 올해의 득템.jpg가 될 뻔한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내려놓았다ㅠㅜ 캐셔로 가는 길만 30분 넘게 소요되는데 다른 사람이 포기한 이벤트 상품을 집어드는 쏠쏠한 기회도 있다.


하지만 역시 뭐니뭐니해도 블랙 프라이데이의 진 주인공은 TV이다...... 이 얘기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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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
2016. 11. 2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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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때는 2001년 수능 (수능을 본건 물론 2000년).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할 수 없던 때였다. 수능 백분위 10% 정도의 조건이 수시 합격자들에게 붙어 있었다. 80만명 중 8만등인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는지 동재단 여고 선배 중 한 분이 연세대인가 수시 합격했다고 반 전체에 짜장면을 돌렸으나 수능 10% 미달로 불합격했다는 이른바 '짜장면녀[각주:1] 사건'이 동네에 전설처럼 회자되었다.


2. 자연계 학생들의 제2 외국어 점수를 반영하는가 안하는가는 계속 바뀌었다. 결국 고3 1학기 초에 대부분의 대학이 자연계 학생들의 제2외국어 점수를 입시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발표했고 3학년 시간표의 중국어 일본어 수업은 그대로 사라졌다.


3. 수능 원서 작성일. 나는 원한다면 제2외국어를 볼 수는 있고 원서비는 동일하다는 점에 주목했고 같은 값이면 보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여 중국어 응시 항목에 체크해서 원서를 접수했다. 재수 삼수하는 선배들이 이날만큼은 모교에 와서 함께 원서를 작성했다.


4. 수능 일주일전쯤 시험장이 발표되었다. 이날 나는 이과반에서 제2외국어를 신청한 학생이 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교 (10개 반 400여명) 에서 나 혼자만 동수원의 모 중학교로 배정되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제대로 스타가 되었다.


5. 모 중학교, 예비소집일에 가보니 집에서 버스로 40분 가량이 걸렸다. 교통정체를 우려한 아버지가 결국 차로 태워다 주셨다. 교실에 들어가보니 머리를 노랗고 붉게 물들인 장수생 형님들이 많이 보였고 응시 과목도 에스파냐어 러시아어 등등 현역[각주:2]에 중국어 응시인 내가 노말해 보였다. 


6. 휴대폰 전원을 끄고 배터리를 분리한 후 가방에 넣었다. 휴대폰 관련 규정은 딱히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 반에 휴대폰 가진 친구가 열 명이 채 안되었던 시기였다. 2004년 휴대폰 수능부정사건이 터진 후 규정이 강화되었다.


이번 수능 부정행위 사건에 연루된......

http://underheaven.blog.me/140007970331


[오늘의 역사]11월19일:12년 전 수능 괴담이 현실로... 광주, 휴대전화 컨닝 ‘파장’

http://www.joongdo.co.kr/jsp/article/article_view.jsp?pq=201611182240



7. 내가 시험을 마쳤을 시간에 이미 시내에서는 수능 끝난 고3들이 광란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다른 교실보다 한시간 늦게 끝났으니..... 전날에 벼락치기를 두시까지 한 까닭에 자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나오다가 교문에 있던 아저씨에게 답지를 2천원 주고 샀다. 집에 와서 정답을 맞추다보니 언어영역밖에 없었다. 속았다. 그러고보니 답지팔던 아저씨 전과목이라고 한적은 없다. 


8. 집에 와서 천리안(아버지 ID)에 접속해서 답지를 찾아보았으니 PC통신을 전혀 사용해보지 못한 나는 답지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 PC방에 가서 인터넷으로 정답을 맞춰보고 스타를 몇 판 하고 집에 왔다. 점수가 지나치게 잘나와서 서울대는 백프로인줄 알았는데 그다음날 신문을 보니 사상 최고의 물수능...... 만점자도 불합격했던 해였다. 우리 바로 다음이 그 유명한 이해찬 세대다.


9. 대학 원서는 서점에서 구입하여 작성 후 해당 대학에 가서 줄서서 제출해야 했다. 서울대에는 뉴스에서나 보던 실시간 경쟁률 게시판이 있었다. 인터넷 접수가 가능한 대학[각주:3]도 있었으나 ADSL 등의 초고속인터넷이 이제 막 가정에 깔리기 시작했을 무렵이었고 무엇보다 아직 인터넷을 그렇게 믿지 못하던 시대였다. 인생이 걸린 일인데 역시 종이에 적어서 직접 갖다 건네줘야 믿을만했다.



한줄요약.


삐삐와 휴대폰, 특차와 수시모집, 종이원서와 인터넷 접수, 천리안과 PC방이 공존했던 세기말은 참으로 평화로웠다.

  1. 지금은 이런 작명이 옳지 않음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때는 20세기. [본문으로]
  2. 수능을 처음 보는 고3 [본문으로]
  3. 인터넷 접수만 가능한, 시대를 앞서가는 대학도 있었다. 숙대가 그랬던 것 같은데 어차피 나와는 상관없던 학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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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