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2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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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하면 주로 비싼 전자제품이나 옷가지를 싸게 사러 백화점 등에 문을 열자마자 뛰어들어가는 광경을 미디어를 통해 보아 왔다. 때문에 미국에 온 이후로 그동안 블랙 프라이데이에는 전자제품 체인인 베스트 바이(Best Buy) 나 메이시스(Macy's) 백화점 등에 방문하거나 상품 제조사의 온라인 할인 행사 등으로 원하던 물건을 싸게 살 수 있었다.


반면 월마트는 원체 싼 물건으로 가득 찬데다 동네 슈퍼마켓 가듯이 가던 곳이라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뭐가 다른게 있을 것이라 생각을 안했는데, 지나가다 보니 개장에 맞춰 들어오려는 사람들을 위한 대기용 펜스를 설치하고 있었다. 이런 날 쇼핑하러 월마트를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하고 들어가 보았는데, 선입견과 다르게 올해 처음 가본 월마트의 블랙 프라이데이(전야)는 물론 그다지 고급진 모습은 없지만 과연 미국 최대 유통업체다운 그야말로 월마트에 딱 맞는 노련하고 여유있는 마케팅을 자랑하고 있었다.


블랙 프라이데이 전용 상품은 아래와 같이 따로 포장되어 복도에 쌓여 있다. 이벤트 상품이므로 블랙 프라이데이 전날 오후 6시 이전에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종이가 붙어 있다. 본사에서 파레트 위에 선반 째로 포장하여 배포하고 진열하는 천조국 마트의 위엄. 아래 사진들은 수요일, 그러니까 전전날 찍은 것이므로 아직 물건들을 살 수는 없었다.


개장 시간은 전날 6시이다. 베스트바이는 5시.


사진에는 안나왔지만 전자제품 중엔 VR 헤드셋과 드론이 핵심인듯. 복합기, 프린터와 USB메모리는 평소에도 워낙 싼 물건들이라.....


이녀석은 평소 가격이 69 정도였던 것 같다. 사실 이런게 진짜다.


충동구매하기 딱 좋게 이런 것들은 만원 이하다.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싶다면 이런 상품들만 카트에 담고 계산하고 나와야겠지만 그러지 못하도록 월마트는 곳곳에 위의 이벤트 상품 박스들로 길을 막아 동선을 외길에 가깝게 꼬아 놓았다. 미끼를 문 나같은 호갱들은 결국 이것저것 집어들어 카트를 채우고 만다. 하지만 계산하러 가는 길도 길어서 줄서서 기다리는 동안 자신을 돌아보는.....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생각없이 집어든 물건과 작별인사를 나눌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 나도 계산대 바로 앞에서 올해의 득템.jpg가 될 뻔한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내려놓았다ㅠㅜ 캐셔로 가는 길만 30분 넘게 소요되는데 다른 사람이 포기한 이벤트 상품을 집어드는 쏠쏠한 기회도 있다.


하지만 역시 뭐니뭐니해도 블랙 프라이데이의 진 주인공은 TV이다...... 이 얘기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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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양이를주셨으니